달인_세계문학전집 <검찰관>

2009. 12. 19. 15:02세상을 보는 눈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개그코너중에 '달인'이라는게 있다. 그 달인은 끝도 없는 거짓말을 늘어놓는다. 결국 그 달인은 '거짓말의 달인'인 것이다.
 거짓말도 그게 너무 허황되면 오히려 사람들이 더 잘속는다고 한다. 처지가 딱한 사람이 그 순간을 모면해보려는 변명조의 거짓말에는 사람들이 잘 속지 않지만 허우대 멀쩡한 사람이 요강을 국보급 청화백자라고하면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같은 엄청난 거짓말을 성공시키는데 뒷받침 되는 것은 세가지 요소이다.
첫째, 자신의 든든한 배경이다. 돈많은 집 자식이나 사회적으로 인정되는 저명한 직위가 필요하다. 물론 이 배경도 거짓말로 꾸며내고 치장하는게 보통이다.
둘째, 나무랄데 없는 옷차림과 헤픈 씀씀이이다. 사람들은 그사람의 외모와 행태로만 평가하는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편의점 컵라면으로 점심을 먹더라도 후식은 호텔커피솝에서 해결하는 식의 이중생활이 요구된다.
세째, 놀라운 기억력이다. 거짓말은 거짓말을 부르기 때문에 자신이 한말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어야되고, 그 거짓말의 규모를 정확히 판단해서 모든 상황을 끼워맞출 수 있는 세밀한 얼개가 필요하고, 앞으로 할 거짓말에 대한 복잡한 설계도가 필요하다.
이 세가지를 갖추면 흠잡을데 없는 사기꾼이 되는것이다. 남들 등쳐먹는건 시간문제라 볼 수 있겠다.


 성실함보다는 금전과 운이 작용하는 사회에서, 능력보다는 학연과 지연과 혈연이 더 빠르게 동작하는 사회에서 사기꾼의 세가지 노하우는 유용하다. 이같은 사회를 성공적으로 살아가려면 '달인'이 될 필요도 있는것이다.


 고골리가 지금 살아있다면 개그작가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과감한 풍자도 그렇지만 상황설정이나 대사가 너무 웃긴다.

                                                                                                  -곤드와나